냉전 이후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러시아의 사이에 낀 약한 고리였다.
선(先) 신뢰 구축으로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한반도에 최악의 재앙을 초래하는 일이 될 것"
핵무기가 넘치는 세상에서, 미국의 진정한 안보는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에게 욕설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려있는 게 아니다. 끔찍한 전쟁, 특히 핵전쟁을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의 상황은 강경파 페리를 상대했던 98년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런데 외교안보 특보와 국방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난한다면 누가 우리를 믿을 것인가. 국민이 불안해 하는 위중한 상황에서 외교안보 라인을 적임자가 아닌 사람들로 가득 채우는 건 도대체 무슨 배짱인가.
여러 해 동안 온갖 전문가들, 국회의원들 등이 전쟁을 주장해왔다. 북한이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미국에 핵을 쏘고 전세계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는 미친 인간이 공격을 받자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사려깊고 합리적인 정치인이 되어, 통제불능의 상황을 만들 행동을 하지 않을 거라고?
김정은에게 핵은 생존이 걸린 문제다. 아버지 김정일에게 핵은 조건이 맞으면 맞바꿀 수도 있는 흥정의 대상이었지만 갈 길이 구만리 같은 김정은에겐 다르다. 핵 능력을 고도화하고, ICBM 개발까지 완성하는 것이 그의 지상 목표다.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수준의 억지력을 확보함으로써 자신과 정권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계산이다.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 어떤 경제적 제재나 압박, 무력시위로도 그의 방정식을 바꿀 수 없다는 게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전면전을 각오하지 않는 한 군사적 옵션은 현실적 선택지가 될 수 없다.
북한은 심지어 미사일이나 핵무기를 꺼내지 않아도 된다. 비무장지대 근방으로 수천 개의 장사정포를 거느리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서울에서 수십만 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대한민국을 마비시키는 데 충분할 것이다.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10만 명 가량의 미국 시민들 중 상당수도 희생된다. 미국의 위협이 정말로 큰 임팩트를 미치는 곳은 오히려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다. 한국의 언론들은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에 그랬던 것처럼 북한에 기습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료들은 시리아 공격이 북한에 대한 경고로도 작용했음을 시사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더욱 고조시켰다.
왜 사드 도입 찬성여론이 여전히 50%에 육박하는가? 사드가 무엇인지, 그것으로 과연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 있는지, 중국과 러시아는 왜 반발하는지, 야당은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릴 의무가 있다. 민주당이 전략적 모호성을 선택해서 문제를 회피하는 동안, 정부와 일부 정치인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사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나서고, 국민들은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한다. 전략적 모호성은 '의도'와 '무지'의 악순환을 방치했다. 자기 발을 묶고, 눈앞에서 사드 도입이 이루어져도 구경만 할 수밖에 없다.
오바마가 외교 정책에 대한 연설을 처음 한 것은 2009년 4월 프라하에서였다. 오바마는 핵무기의 위협을 종식하는 것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는 미국 국가 안보 정책에서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고, 냉전 시대식 사고를 그만두겠다고 약속했다. 히로시마 연설은 프라하 연설과 함께 완벽한 수미상관이 될 수 있다.
총선 이후 대통령은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구조개혁에 집중하고 있다. 올바른 방향이다. 문제는 집권세력의 행태다. 낙천·낙선자들이 공기업을 접수할 판이다. 전체 340개 공공기관 가운데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올해 말까지 임기가 끝나는 기관은 97개, 감사·사외이사 자리는 수백 개다. 지금 친박 완장을 찬 낙하산들은 청와대의 엄호를 받으면서 정신없이 꿀을 빨 태세를 속속 갖추고 있다. 이러고도 개혁이 잘되면 역사에 오래 남을 기적이다.